상갈중학교 1학년 5반 나유진

중학생이 된지도 벌써 반년이 지나 아무런 계획 없이 여름 방학을 맞이하게 된 나는 반년 동안의 나를 되돌아 보았다. 나는 초등학생 때와 크게 다를 점이 없었고, 보람된 일 하나 하지 못한 채 반년이나 흘려 보냈었다. 이번 방학 때는 보람 있는 일을 한가지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때마침 엄마께서 봉사캠프 하나를 추천해 주셨다. 장애인 복지시설에 입소하여 같이 활동하는 캠프라는 말을 듣고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난생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같이 어울려서 생활할 수 있을지 조금 고민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고민도 잠시, 나는 그 캠프를 가겠다고 결정하였다.

캠프 당일 날, 버스를 타기 위해 신설동으로 향하였다. 내가 가장 먼저 도착하여 버스에 올라타 자리에 앉았다. 모든 학생이 도착하자 어색한 분위기와 함께 버스는 엘리엘 동산으로 향하였고 얼마 후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방 배정과 조 배정을 받고 오리엔테이션 후 점심을 먹을 때까지도 어색함은 여전하였다. 그리고 ‘과연 2박 3일 동안 가까워질 수 있을까?’ 하고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고 선생님께서 엘리엘 동산을 돌아다니면서 시설들을 소개해주셨다. 엘리엘 동산은 다양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그렇게 엘리엘 동산을 둘러보고 드디어 짝꿍이 정해지는 시간이 찾아왔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강당에 들어갔을 때 내 짝꿍 종일이 오빠가 나를 반겨주셨다. 23살 종일이 오빠는 남자답게 키도 크시고 손도 크셔서 왠지 모르게 듬직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웃을 때는 어린 아이처럼 귀여우셨다. 짝꿍과의 만남 후 우리는 조 끼리 모여서 조 이름, 조 구호, 조 가를 정하고 조 깃발을 만들었다. 우리 조의 이름은 일심동체, 마음을 하나로 합쳐서 한마음 한 몸이 된다는 뜻이다. 조별 활동을 통해서 조원들과 많이 친해지지는 못하였지만 서로에게 한 발 다가간 느낌이 들었다. 다음 활동은 레크레이션이였다. 스피드 퀴즈, 공 던지기, 판 뒤집기 등 여러가지 게임을 통해 짝꿍과 더 친해지고 분위기도 한 층 고조되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바비큐 파티로 출출한 배도 채우고 조별 피구 대항전도 하였다. 다른 조가 피구 경기를 할 때 나는 종일이 오빠와 앉아 얘기 하다가 종일이 오빠가 갑자기 내 손바닥에 손가락으로 ‘가수’ 라고 적어주셨다. 그래서 내가 “오빠 꿈이 가수에요?” 라고 물어보자 웃으시면서 “네” 라고 대답해주셨다. 좋아하는 가수와 노래를 물어보니 김건모와 이승철의 소녀시대라고 내 손바닥에 적어주셨다. 그리고 노래도 한 소절 불러주셨는데 노래를 부르시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이셨다. 비록 피구 대항전에서 우리 조가 졌지만 짝꿍 종일이 오빠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어서 좋았고 종일이 오빠를 방까지 모셔다 드리고 나는 다시 내 숙소로 돌아갔다. 자기 전 같은 방을 쓰게 된 언니들과 누워서 수다를 떨다가 내일에 대한 기대와 함께 잠이 들었다.

둘째 날, 어제 밤 늦게 잠든 탓에 힘들게 눈을 뜨고 언니들과 함께 아침을 먹으러 갔다. 아침을 먹고 강당으로 올라가서 조별 프로그램을 선정하였는데 우리 조는 도예 체험을 하게 되었다. 종일이 오빠는 접시를 선택해서 만드셨는데 정말 잘 만드셨다. 거기에 그림도 그리고 꾸미니까 정말 멋진 접시가 완성되었다. 나도 보조 선생님의 도움으로 멋진 연필꽂이를 완성할 수 있었다. 다음 활동은 이천 설봉 공원으로 야외 활동을 가서 미션을 수행하는 활동이었다. 공원이 매우 넓었지만 우리 조 선생님께서 설봉 공원 지리를 잘 아셔서 수월하게 길을 찾고 미션을 수행할 수 있었다. 미션들은 모두 조 원, 짝꿍과 협동을 해야 수행할 수 있는 미션이였다. 우리 조는 우리 조 이름 처럼 일심동체가 되어 열심히 미션을 수행한 결과, 우리 조가 1등을 하게 되어서 우리 조에게 저녁 메뉴를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졌다. 우리는 너나 할 거 없이 모두 한정식을 선택하였고, 모두 기뻐하며 한정식 집으로 향했다. 한정식은 정말 맛있었고 종일이 오빠도 정말 맛있게 드셨다. 그 때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는데 장애인 분들은 식욕 조절이 힘들어서 많이 드시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종일이 오빠도 예전에 몸무게가 많이 나가셨지만 운동을 통해 20kg을 감량하셨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종일이 오빠의 의지와 노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저녁을 먹고 엘리엘 동산으로 돌아와 조원들, 조 선생님들과 함께 장기자랑 준비를 하였다. 짧은 시간 동안 다들 열심히 연습하고 무대에 올라갔지만 무대를 마치고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조금만 더 연습했더라면 더 좋은 공연이 되었을텐데..’ 하고 말이다. 다른 조가 장기자랑 할 때 종일이 오빠는 박수도 치시고 춤도 추시고 노래를 흥얼 거리셨다. 나도 덩달아 신이 나서 더 열심히 박수를 쳤던 것 같다. 종일이 오빠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다같이 무대에 올라가서 춤추시며 웃으시는데 그 모습이 너무 이쁘셨다. 그렇게 재밌었던 장기자랑이 끝나고 숙소에서 다 같이 게임도 하며 즐거운 마지막 밤을 보냈다.

마지막 날,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눈이 떠졌다. 마지막 날에는 2박 3일 간 활동했던 사진으로 조별 신문 만들기를 하였다. 활동했던 사진을 보면서 2박 3일이 이렇게 짧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꼈다. 조 별로 조별 신문을 발표하고 개인 소감도 나누며 캠프 관련 추억을 나누었다. 조 별 신문 발표 후 서로에게 롤링페이퍼를 써주는 시간도 있었다. 2박 3일동안 활동하면서 서로에게 느꼈던 점 등을 공유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그들을 위한 배려보단 편견의 시선으로 그들을 대한다. 하지만 장애인은 우리와 틀린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 생김새와 생각이 다르듯 조금 다를 뿐이지 모두 자신의 인격체를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나는 이번 캠프를 통하여 예전 내 모습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평소 학교가는 버스에서 자주 만났던 장애를 가지신 고등학생 오빠가 있다. 오빠는 항상 활기찬 목소리로 교통 카드를 찍기 전 '청소년 한 명이요!' 하고 해맑게 외치신다. 캠프를 다녀오기 전 나는 나도 모르게 오빠의 행동을 보고 색안경 낀 눈으로 오빠를 바라보았던 것 같아서 오빠께 죄송하였고, 그랬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젠 버스에서 오빠와 마주치면 살짝 웃어드린다. 그러면 오빠도 덩달아 나를 향해 웃어주신다. 이렇게 한 명, 한 명 장애인 분들께 다정한 손길을 내밀어 준다면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차별없는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