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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문 수상작

정경은(이화여자대학교/동백원 대학생 스탭)-대학생 부문 행복상

20살 버킷리스트, 언니 저 4년 전 약속 지켰어요!

정경은(이화여자대학교/동백원 대학생 스탭)-대학생 부문 행복상

5년 전, 2, 한창 사춘기로 방황하고 있던 시기에 우연히 더불어 행복하기 교보생명캠프를 알게 되었다. 서울에 살았지만 휴가를 맞아 전라도 할머니 댁에 가는 김에 여수 동백원으로 캠프를 신청하였다. 평생 돈 주고는 절대 살 수 없는 추억과 경험을 얻은 15살의 나는 내년에도 꼭 이 캠프를 다시 참가하기로 결심했고, 그렇게 16살에 4시간 반 기차를 타고 동백원을 한 번 더 방문했다. 그 때 짝꿍이었던 기영이 언니와 약속했다. “언니, 제가 고등학생이 되면 입시랑 학업에 바빠서 꼭 다시 오겠다고 약속은 못하지만, 대학생이 되면 꼭 캠프 스텝으로 다시 올게요.”라고. 그 날 이후로 동백원 캠프 스텝 참가는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구체적으로 20살이 되면 꼭 하고 싶은 리스트 넘버원이 되었다. 그렇게 고등학교 3년 내내 동백원을 마음 한 구석에 놓고 잊은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었다. 대학생이 되자마자 올해 여름은 다른 계획보다 교보생명캠프를 위한 스케줄을 1번으로 방학 계획을 세웠다. 5월말부터 동백원에 전화해서 캠프 스텝 참가 희망 의사를 밝혔다. 한 달이 지나도 다시 연락이 오지 않자 3번은 더 전화 문의했던 것 같다. 그만큼 간절했다. 나중에 내 전화를 3번이나 받아주신 동백원 캠프 담당 승현쌤한테 들었는데, 내가 너무 간절해보여서 꼭 1번으로 캠프 스텝 리스트에 넣어주셨다고 한다. 그렇게 5년 후 2019년 여름 4년 만에 동백원에 캠프 스텝으로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4년 만에 다시 동백원을 방문한다는 생각에 너무 설레서 전날 밤을 거의 새고 새벽 6시 기차를 타고 여수로 내려갔다. 정말 신기했던 것이, 내가 4년 전 참가했던 캠프에 스텝이셨던 태수쌤이 이번 캠프에도 스텝으로 참여하셨다는 것이다. 심지어 16살의 나를 기억해주셨다. 내가 몇 조였고 우리 조에 어떤 스텝쌤과 학생들, 이용인분들이 계셨는지까지. 동백원 직원 현호쌤도 그대로셨다. 캠프 하루 전 모여서 오티와 리허설을 진행했다. 만난 지 하루도 채 안됐는데 같은 스텝 언니 오빠들이랑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친해졌다. 가장 막내이지만 캠프를 두 번 참여해봤다는 이유로 얼떨결에 4조 조장을 맡게 되었다. 책임감이 막중해져서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하루만 지나면 학생들과 이용인분들을 만날 생각에 스텝 언니들과 수다를 떨면서 캠프 전날 밤을 보냈다.

대망의 캠프 날 아침이 밝았다. 광주에서 온 버스에서 내린 학생들을 맞이하면서 4년전 이 버스를 타고 내렸던 내 모습이 갑자기 생각났다. 4조 친구들을 만나서 조장이라고 소개를 하는데 아직은 조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내 모습이 많이 낯설고 어색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4조 학생들과 이용인분들과 친해지면서 좀 더 막중한 책임감이 생기고 익숙해졌다. 5년 전 나랑 같이 1조를 했던 동백원 이용인 은아 언니랑 또 같은 조를 하게 되었다. 언니한테 날 기억하냐고 물어봤는데 언니가 손을 잡아주면서 그렇다고 해서 정말 감동이었다. 그게 진짜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다. 5년 전 잡은 손길의 따뜻함이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첫째 날은 외부활동이 많았다. 중화요리 외식을 하고 여수 국동항에 가서 레크레이션을 진행했다. 외부활동인 만큼 스텝들의 노력과 집중이 더 필요했다. 이용인분들과 함께하는 외출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다행이었던 게 비가 올 거 같이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꼈지만 우리 레크레이션이 끝날 때 까지 단 한 방울의 비도 오지 않아서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다. 국동항에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양미언니의 한 마디를 잊을 수 없었다. 은별이 짝꿍이었던 양미 언니가 바다를 보면서 웃고 계시길래, “언니 바다 좋아요?” 라고 여쭤봤는데 네 좋아요!” 라고 대답하셔서 뭐가 제일 좋아요?” 라고 다시 여쭤보니까 그냥 나와서 좋아요!” 라고 대답하셨다. 순간 뭉클해져서 언니 말에 반응을 못하고 멍해졌다. 우리는 편하게 아무 때나 놀러가고 싶으면 나가고 바람 쐬러 다니는데, 이용인 분들은 그럴 수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이용인분들이 단체로 근처 외출을 하려면 여러 명의 인솔자 인력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하지 않아서 자주 밖에 못나가고 그분들에게는 동백원 밖을 나오는 게 어떻게 보면 큰 행사인 것이다. 그냥 나와서 행복한 이용인들의 시간 속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면서도 한 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캠프 3일 중에 양미언니가 가장 밝은 미소를 지으신 순간이 바로 그 바다 앞에서 인 것 같다.

 

둘째 날의 하이라이트는 동백원 캠프의 시그니처 코스 물놀이였다. 5년 전 캠프를 참여했을 때 대학생 스텝선생님들이 서로 물풍선을 던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서로 물풍선을 던지면서 저렇게 행복해보일 수 있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때의 선생님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물풍선을 제작하는데 정말 힘들었는데 그 힘듦을 다 잊을 만큼 재밌었다. 학생들과 이용인분들도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나중엔 옷이 젖는걸 모두 포기하고 모두 다 함께 어울려서 물풍선을 던지면서 놀았다. 물놀이 끝나고 먹는 간식은 마치 모내기 끝나고 농부들이 앉아서 먹는 새참처럼 최고의 맛이었다. 둘째 날 밤 지난 23일을 마무리하는 동행의 밤 행사를 하고 나니, 정말 캠프가 끝이 난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웠다. 4조 조장으로서 마지막 소감을 말하는데 속으로 울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스텝으로는 처음이라 모든 게 미숙했을 텐데 함께하는 스텝 언니오빠들과 잘 따라 와준 4조 학생들, 이용인분들이 계셔서 해낼 수 있었다. 조장 뒷바라지 하느라 가장 고생했을 4조 부조장 윤철오빠, 매 프로그램마다 그간 쌓아온 내공으로 꿀팁을 전수해준 태수쌤, 맏언니처럼 모든 스텝들을 도와줬던 나경언니, 사진 찍느라 너무나도 고생하고 요리대회 에이스 채영언니, 동갑이어서 더 의지가 되고 잘 통했던 다은이, 분위기 메이커와 반전 노래실력을 가진 성혁오빠, 듬직이 돌보느라 고생 많았던 민지언니, 2살 어린 동생 장난도 다 받아줬던 성택오빠, 매 프로그램마다 열심히 일해준 지원언니까지 모두 너무 고마웠다. 하루의 힘든 일정을 마치고 매일 밤 모여서 그 날 브리핑과 간담회를 같이 진행한 승현쌤, 현호쌤, 민철쌤, 옥진쌤, 기찬쌤 까지 잊지 못할 23일을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모든 분들 덕분에 내 버킷리스트 1번을 무사히 해낼 수 있었고, 5년 전에 행복했던 그 때의 시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캠프, 23일 동안 스텝 언니 오빠들, 동백원 선생님들께 가장 많이들은 질문이 있다. “경은아, 학생으로 참여할 때랑 스텝으로 참여할 때랑 뭐가 가장 다른거 같아?”라는 질문이었다. 가장 큰 차이는 캠프를 통해 느낀 것인거 같다. 학생 때 참여한 캠프를 통해 난 장애인에 대한 큰 편견과 벽을 허물 수 있었다. 이렇게 말로만 들으면 매우 식상해보이지만 그 때 가장 크게 느낀 건, 학교에서 장애인 인식교육 100번보다 직접 이 캠프에서 23일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장애인분들에 대한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편견, 그 마음속의 숨겨진 벽을 없앨 수 있는 큰 방법이라는 것이다. 정말 그 캠프 후로 전과는 다르게 공공장소에서 장애인 분들을 만나도 절대 무섭거나 피하지 않을 수 있었고, 그 분들과 우리는 전혀 다르지 않고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살았다. 교보생명 캠프 슬로건처럼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몸으로 직접 체험했었다. 반면에 캠프 스텝으로 참여했을 땐, 이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내가 5년 전 느꼈던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내 목표였다. 그러다보니 캠프 프로그램의 완벽성을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었고, 아이들이 캠프 소감을 말할 때 내가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게 아마 5년 전 학생으로 참여했던 나와, 현재 스텝으로 참여했던 나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5년 전 기영언니와 한 약속을 이렇게 지킬 수 있게 되어서 너무 행복했다. 아쉽게도 기영언니는 현재 동백원에 거주하고 계시지는 않지만 나중에라도 만나게 된다면 15살 학생이 한 약속을 5년 뒤에 꼭 지켰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다. 20살 대학생이 되어서 처음 맞은 방학이라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운전면허학원도 다니고 이것저것 바쁘게 살았는데 그 중 더불어 행복하기 교보생명 동백원 캠프에 참여한 것이 가장 이 방학을 알차고 뿌듯하게 잘 지냈다고 자부할 수 있게 해주었다.

내년 여름방학 때도 또 캠프 스텝으로 참여하고 싶다. 어쩌면 매년 여름방학 땐 이 캠프에 참여하는 것을 버킷리스트에 넣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72시간이라는 시간동안 몸은 힘들어도 말로 다 표현이 안 되어서 속상할 만큼 너무 행복하고 얻어가는 것이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이 곳 동백원에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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