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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문 수상작

임현지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임현지

 

 


더불어 행복하기에 참가한 것은 올해 들어 가장 잘한 일 중 하나인 것 같다. 캠프에 3번이나 참가해본 언니의 추천으로 신청하였지만, 사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내가 신청한 엘리엘동산은 하필이면 가장 경쟁률이 가장 높았고, 결국 대기번호를 받았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내게 기회가 왔고, 미훈 언니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날. 첫날의 장애체험 프로그램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신체장애 체험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휠체어를 타보고, 처음으로 자세히 살펴보았다. 휠체어를 타고 턱을 넘고 경사로를 오르는데 혼자서는 해내지 못할 정도로 무척 어려웠다. 올라갈 때는 힘을 많이 주면 올라갈 수 있지만, 내려갈 때는 적당한 힘 조절과 요령까지 필요하고 혹시나 뒤로 굴러 떨어질까봐 무섭기까지 하다. 덕분에 앞으로 짝꿍이셨던 미훈 언니처럼 휠체어를 타시는 분들의 고통에 좀 더 많이 공감할 수 있게 되었고, 남은 캠프 기간 동안 미훈 언니를 더 배려할 수 있었던 바탕이 된 것 같아서 좋은 시간이었다. 이 밖에도 언어장애, 시각장애, 학습장애를 체험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장애인분들의 고통을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고, 우리가 그분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알게 됨으로써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뜻깊었다.

 

나를 찾아서에서는 잡지 속에서 나와 관련된 것들을 찾아 나를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요즘 사람들은 각자 살기 급급하다보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은 많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나를 찾아서를 하니, 그동안의 와 현재와 미래의 를 돌아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활동을 하는 동안, 나도 잘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이정표를 세우는 것 같아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하다 보니 꽤 그럴듯한 작품이 완성되었다. 시간이 부족해서 앞장만 완벽하고 뒷장은 좀 많이 비어있었던 것이 아직도 마음에 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원들의 투표를 통해 1조의 대표로 나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까지 하였던 절대 잊지 못할 프로그램이었다.

저녁식사를 한 후 이용인분들과 처음 만나는 시간이 되었다. 내 짝꿍은 어떤 분이실까? 기대가 많이 되었다. 드디어 만난 내 짝꿍 미훈 언니는 휠체어를 타시는 분이셨다. 하지만 나는 휠체어 타신 분들을 제대로 도와드려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정말 난감했다. 다행히도 미훈 언니는 무려 경기도 마라톤에서 1등을 하신 분이셔서 따로 밀어드리지 않아도 되었다. 휠체어를 타시고 거침없이 나아가시는 모습이 멋져보였다. 한편으로는, 장애체험을 했던 시간이 떠오르면서 적응하시기까지 정말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속판을 만들 때, 처음에는 낯을 가리시다가 내가 계속 참여하실 수 있게 펜도 드리고, 종이도 가깝게 끌어오고, 그림 그리실 때마다 잘 그리셨다고 해드리니 어느 순간부터 누구보다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정말 보기 좋았고 기분도 좋았다. 3일 동안 짝피구를 못하셔서 아쉬우시다는 이야기 외에 다른 불평은 전혀 안 하시고 항상 활동에 열심히 참여해주신 미훈 언니께 정말 감사했다. 미훈 언니! 제 눈엔 언니가 최고였어요!

레크리에이션 중 릴레이 게임을 할 때에는 미훈 언니가 휠체어를 타시기 때문에 나와 미훈 언니는 탁구공 컵 안에 넣기를 하게 되었다. 연습 때도 안 들어가던 탁구공은 야속하게도 경기 할 때조차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분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가까스로 성공할 수 있었다. 나 때문에 4조에게 역전 당했는데도 아무도 내게 원망하는 눈치 한 번 주지 않았던 것이 참 고마웠다. 배려하는 마음 하나는 정말 확실하게 배운 것 같다. 나 때문에 지지는 않을까 정말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다음 주자이자 마지막 주자였던 선우의 대활약으로 우리 조는 당당히 1등을 하였고, 총합에서도 1등을 하여 가장 큰 선물을 받게 되었다. 받은 과자를 다른 조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는데, 나눠 먹어서 그런지 훨씬 맛있는 것 같았다.

 

 

 

 

이용인분들은 생활실까지 모셔다드리고 강당에 모여서 활동소감을 발표하고, 힐링엽서를 쓰는 시간을 가졌다. 그 때 당시에는 왜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요즘 가끔씩 앨범에 있는 엽서들을 읽으면서 좋았던 그 때를 떠올리곤 한다. 조원들과 연락할 때, 가끔씩 서로의 사진을 보내며 그 때 이야기를 나누는데 꼭 일상 속의 소소한 행복이 생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캠프가 계속 진행되는 한, 힐링엽서는 절대 없어지지 않으면 좋겠다.

미훈 언니랑 친해진 둘째 날. 미니정원 가꾸기는 아직도 정말 생생하다. 내가 느끼기에는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내 화분도 만들어야 하고, 언니가 화분 만드시는 것도 도와드려야하고, 꾸미는 것도 해야 하고, 심지어 나이가 좀 어린 다른 조원들의 일까지 도와줘야했다. 그러다보니 캠프 기간 동안 언니께 제일 신경 써드리지 못한 시간이 되어버렸다. 돌아보면 아직도 제일 마음에 걸리는 시간이다. 정말 그게 최선이었을까, 그 일들을 하면서 언니한테 잠깐씩이라도 신경 써 드릴 수 있지 않았을까. 정말 후회 되고, 내년에 기회가 생겨 또다시 참가하게 된다면 이용인분을 언제든지 우선순위에 두고 프로그램에 참가해야겠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시간이었다.

간식 만들고 배달하는 프로그램이 지나간 후, 미훈언니가 3일 동안 한 프로그램 중 가장 즐거워했던 조별미션게임시간! 언니는 스펀지의 물을 짜서 생수병에 채우는 게임이 가장 재밌었다고 하셨다. 처음에 실패한 후, 두 번째 도전 때에는 청소년 참가자들만 참여했는데, 스텝 쌤들이 우리에게 호스로 사정없이 물을 뿌리셔서 흠뻑 젖은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하셨다. 우리들에게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언니가 즐거웠다니 괜스레 나까지 기분이 좋고 뿌듯했다.

 

저녁에 했던 짝피구도 정말 재밌었다. 언니랑 꼭 같이 하고 싶었는데, 다른 휠체어 타시는 이용인분과 그 짝꿍이 짝피구를 하다가 짝꿍이 다쳐서 병원에 가는 바람에 나는 순희 언니랑 같이 했다. 미훈 언니가 1차 땐 했는데, 1차 땐 했는데 하시며 아쉬워하셨지만, 내가 해 드릴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죄송스러웠다. 그래서 언니를 기쁘게 해드리려고 열심히 했는데 아쉽게도 끝나기 조금 전에 아웃되고 말았다. 조금만 더 버텼더라면 우리 팀이 이길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미훈 언니는 짝피구 하는 것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었다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내가 신경 쓸까봐 하신 말씀인 것 같아서 끝내 마음에 걸린다. 미훈 언니가 참여하지 못한 이유가 휠체어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야속하기도 했다. 물론 미훈 언니가 휠체어를 타시기 때문에 받은 배려도 많지만, 불편함도 컸기 때문에 여간 속상한 것이 아니었다. 특히 조별미션시간을 할 때에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을 다녀야 해서 스텝 쌤들과 미훈 언니가 정말 고생하셨는데 내년부터는 휠체어를 타시는 이용인분들을 좀 배려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덧 마지막 날. 스토리 북을 만들 때 언니가 옆에서 계속 배를 접으시고, 내가 그걸 받아서 계속 붙였던 기억이 난다. 언니가 종이접기 하시는 모습을 앞으로 못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지막이라는 것이 실감났다. 모두에게 롤링페이퍼까지 쓰고 마지막으로 언니를 생활관에 모셔다드릴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나는 언니 들어가시는 것을 보고 가겠다고 하고, 언니는 먼저 가라고 하셨지만 결국 내가 언니 들어가시는 것을 확인하고 뒤돌아서서 나왔다. 23일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게만 느껴졌다. 언니랑 이제 막 정이 들어서 말도 잘 통하고, 재밌었는데 헤어지려고 하니 너무 아쉬웠고,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막막했다. 뭐든지 열심히 하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던 언니를 다시 뵙기 위해서라도 내년 캠프에 꼭 다시 참여하고 싶다.

 

이번 캠프는 내게 정말 많은 것을 남겨주었다. 먼저 진정한 배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용인분들을 배려해드리면서, 또 조원들이나 스텝 쌤들께 도움을 받으면서 배려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배려란 뭐든지 잘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필요한 도움을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며 주는 것이 배려다. 또한, 우리나라는 아직도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소에는 잘 몰랐는데 캠프를 다녀오니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장애인 분들이 다니시기에 힘든 길도 너무 많고, 이용하시기에 힘든 시설들도 많다는 것이 보인다. 어느 장소를 가도 이 곳은 장애인 분들이 다니시기에 좋을지 나쁠지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편견을 깰 수 있었다. 장애인 분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을 줄 알았다. 나는 미훈 언니가 워낙 말은 잘 하셔서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지만, 다른 조원들이 자신의 짝꿍과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고, 듣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진정으로 이해하는 자세로 다가간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정말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장애인 분들을 만나게 된다면 먼저 다가가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도움을 드리는 그런 사람으로 살고 싶다.

 

짧은 23일이라는 시간동안 이렇게나 많은 교훈을 얻도록 기회를 제공해주신 엘리엘동산, 많은 도움 주신 스텝 쌤들, 1조 조원들, 그리고 이용인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다. 미훈 언니! 제가 다시 엘리엘동산으로 돌아올 그 날까지 저 잊지 마시고 건강하게 지내세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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