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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문 수상작

이나연(북일여자고등학교/성모복지원 봉사자)-청소년 부문 나눔상

더불어 산다는 것

이나연(북일여자고등학교/성모복지원 봉사자)-청소년 부문 나눔상

나는 사실 봉사 시간을 채울 목적으로 이 캠프에 참여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캠프는 봉사 시간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을 정도로 나에게 아주 큰 의미가 있었다. 이 캠프는 내 인생에 있어서 절대로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다.

일단 내 짝꿍은 성모복지원의 인기스타 김미소 언니였다. 고등학교 3학년, 19살이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내 두 손을 꼭 잡고 반갑다며 인사를 해 주셨다. 그때가 캠프 시작하자마자였는데, 그때부터 나는 생각했다. ‘이 캠프 오길 정말 잘했구나.’

초반에는 장애인이라는 생각에 좀 더 챙겨주고 쓸데없는 도움을 너무 많이 주려고 했던 것 같다. 약간 어린 아이 돌보는 느낌으로 그랬던 것 같다. 그런 생각에서인지 가끔 언니한테 반말을 쓰고 있는 날 발견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었다. 반말하고 있던 나를 발견하고 나는 나에게 소름이 돋았다. 이 사람은 아이가 아닌데, 나보다 나이가 많은 엄연한 하나의 인격체인데.. 사실 미소 언니는 내 도움이 딱히 필요하지 않았다. 나는 그런 언니한테 마치 아이 다루듯 대하고 있었다. 미소 언니는 말도 잘하고 표현도 잘했다. 그저 친구 대하듯, 같이 수다 떨고 장난도 치고, 그저 신나게 놀면 되는 것이었다. 그걸 깨닫고는 장애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캠프 전까지 내 머릿속의 장애라는 이미지는 말도 잘 못 하고, 침 흘리는 이미지였다. 학교에서 여러 번의 장애 인식 교육도 받았지만, 딱히 내 생각에 변화가 있진 않았었다. 하지만 이 캠프는 내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이 캠프는 내 모든 사상을 뒤집어 놓을 정도로 나에게 아주 영향력이 큰 캠프였다. 이 캠프가 바꿔 놓은 것은 나의 장애 인식뿐만이 아니다.

내가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더불어 행복하기’. 캠프 이름 정말 잘 지었다. 이 캠프가 나에게 알려준 가장 큰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알려주고, 그로부터 얻는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사실 굉장히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나만 잘살면 되지라는 생각을 가진 좀 삐뚤어진 사람이었을 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딱히 불쌍하다는 생각도, 힘들겠다는 생각도 없이 그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캠프를 통해 그런 자세로 살아온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는 너무 차갑고 나도 그런 세상에 맞춰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무엇이 잘못되어 가고 있는지 우리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한다. 사회의 약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이 캠프를 통해 이 사회에 온기가 생기길 간절히 바라게 되었고, 꿈을 찾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아직은 확실하게 나는 사회복지사가 될 거야!”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 분야로 가고 싶다.

캠프 기간 3일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굉장히 즐거웠고, 많은 일이 있었다. 기억 남는 일이 몇 가지 있다. 약간의 후회가 섞인 아쉬운 일들이다. 일단, 캠프 내내 날씨가 정말 더웠다. 그래서 미소 언니가 되게 힘들어하셨고 주변 선생님들께 선풍기를 빌리기도 하셨다. 내가 부채도, 선풍기도 없어서 정말 아쉬웠다. 힘들어하시는데 나는 손부채질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캠프 오기 전에 선풍기를 가져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안 가져왔는데, 정말 후회됐다.

두 번째는 미소 언니가 아프셨다는 점이다. 미소 언니는 걸음걸이가 팔자걸음인데, 그래서 새 신발을 신으면 발이 까진다고 한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미소 언니랑 과학관을 신나게 돌아다녔다. 약간 불편해 보이시기도 했지만 더워서 그런 줄 알고 그냥 다녔다. 하지만 곧 미소 언니가 발이 아프다고 내게 말씀하셨다. 그제야 미소 언니가 까진 발바닥을 보여주시는데, 이때 정말 마음이 아팠다. 이렇게까지 발이 될 동안 나는 몰랐다는 게.. 이렇게 아프신데 참고 있으셨다는 게.. 미소언니는 발이 정말 다 갈라질 때 심각한 상황에서 내게 말씀하셨다. 하지만 미소 언니는 원래 아프면 아프다고 계속 말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게는 아픈 티를 하나도 안 내셨고 힘들다고도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더 속상했다. ‘내가 그렇게 신뢰가 없었던 걸까..?’ 이런 생각이 들었고 잘해드리지 못했던 것 같아 반성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일은 물놀이를 갔을 때 일이다. 미소 언니는 발이 아프셔서 물에 안 들어간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너무 피곤해서 잠을 좀 잤다. 자고 일어나니 미소 언니가 없었고, 나는 다른 친한 참가자와 발만 담그고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물놀이 시간이 끝날 때쯤 미소 언니가 돌아오셨는데, 나를 되게 찾고 있으셨다고 했다. 근데 그때 나는 밖에 있어서 함께 놀지 못했던 것이다. 정말 미안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했다. 미소 언니가 나랑 놀고 싶어 했다는 것이 기뻤다. 함께 놀았다면 더 즐거웠을 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아쉬운 일들이 기억에 많이 남지만, 좋았던 기억 중 하나는 퇴소식 때였다. 이때 서로 짝꿍에게 편지를 써줬는데, 나는 아쉬운 일도 많았고, 고마운 일도 정말 많았기에 말로 하기는 부끄러웠지만 전하고 싶던 많은 말들을 편지에 꾹꾹 눌러 담았다. 그리고 미소 언니께 드렸다. 하지만 여기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미소 언니가 편지를 못 읽으시겠다고 나한테 읽어달라고 하셨다. 상대방에게 편지를 읽어준다니.. 해 본 적도 없고 내가 하게 될 줄도 몰랐다. 그래서 정말 부끄러웠지만 좀 조용한 곳으로 가서 편지를 읽어드렸다. 읽기 전에도, 읽으면서도, 다 읽고 나서도 부끄러웠다. 미소 언니는 내 편지를 고개를 끄덕이며 묵묵히 경청해주셨다. 읽고 나서 깨달은 것은 편지 낭독은 굉장한 것이라는 것이다. 편지를 쓰는 것과는 또 다르다. 내 솔직한 마음을 내 입으로 전한다는 것이... 내 표정과 목소리의 어조와 떨림이 내 마음을 더 생생하게 전해주지 않았을까. 뭔가 그때 나는 내 마음과 미소 언니의 마음이 닿았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캠프에서 정말 좋았던 것 중 하나는, 일정을 끝낸 후 밤새 다른 참가자들과 스태프 선생님들과 하는 대화였다. 자신이 이 캠프에 와서 느낀 것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는 것. 모두 이곳에서 따뜻함을 느끼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배운 것이다. 그런 이야기뿐 아니라 각자의 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각자 자신들이 겪은 일들도 이야기했다.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아마 처음 보는 사람이기에 할 수 있었던 이야기가 아닐까. 가끔은 친한 친구에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도 있다. 속에 묵혀두던 이야기들도 그곳에서 털어내고 온 것 같아 마음도 가벼워졌다. 그래서 캠프 동안 다른 참가자들과 헤어지게 되는 것도 정말 아쉬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겁게 놀았고, 꽤 깊이 있는 많은 대화들을 했다. 그래서 잠시의 인연이었지만 퇴소식에서는 정말 아쉬웠다. 여기서 잠시 만나고 다시 못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원래 인생이 그런거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하지만 꼭 언젠가 어디선가 또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캠프에서 나는 졸업식 때도 잘 느끼지 못했던 헤어짐의 아쉬움을 진심으로 느꼈던 것 같다.

또 이 캠프에서 나는 순수함을 느꼈다. 그 깨끗한 웃음을 나는 잊을 수 없다. 그렇게 순수한 웃음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저렇게 진심으로 웃어본 적이 언제인가.’ 하지만 곧 깨달았다. 나는 그때 그렇게 웃고 있었다. 장애인분들과 나는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그걸 깨달았을 때는 눈물이 날 뻔했다.

그리고 나는 퇴소식을 하며 정말 울어버렸다. 이 순수한 웃음으로 가득한 곳에서 다시 그 냉정한 사회로 돌아간다니. 차가운 도시에서 이곳에서 배운 따뜻함을 또 잊고 살아갈까 두렵다. 절대 잊고 싶지 않다. 뭔가 깨끗한 장소를 벗어나 속세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정말 신나게 놀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나 보다. 미소 언니도, 그리고 다른 장애인분들도 내게 또 오라고 말씀해 주셨을 때는 정말 고마웠다. 내가 인정받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그분도 나를 좋아해 주셨다는 마음에 정말 뿌듯했고 눈물이 났다. 미소 언니가 다른 선생님들께 뽀뽀하는 걸 몇 번 봤는데, 마지막 날에는 나도 그 뽀뽀를 받게 되어서 정말 좋았다. 그래서 나는 이 캠프에 남은 고등학교 2년간 계속 오고 싶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스태프로 또 이 캠프에 참여하고 싶다. 이곳에서 정말 얻어가는 것이 많다. 지금까지 꿈을 못 찾고 헤매던 나에게 방향을 가르쳐주고, 차가웠던 내게 따뜻함을 보여준 이 캠프에게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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