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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문 수상작

양시윤(동백중학교/성모복지원 봉사자)-청소년 부문 행복상

다시 만난 주환이, 더 커진 행복

양시윤(동백중학교/성모복지원 봉사자)-청소년 부문 행복상

, 며칠 뒤면 주환이를 만날 수 있겠구나!’ 주환이가 누구냐고? 나를 설레게 하고 웃음 짓게 하는 주환이, 어느덧 내 동생 같은, 외동이인 내게 기적처럼 다가온 동생 손주환! 작년에 더불어 행복하기성모복지원 캠프에서 만나 23일 동안 짝꿍이 되어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즐거운 경험을 쌓고 특별한 연인을 맺게 된 동생이다. 주환이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어 아산에 있는 성모복지원에 입소하여 생활하고 있는 시설 이용인이다. 교보재단의 더불어 행복하기캠프에 참여하여 짝꿍이 된 인연dl 형과 동생으로 발전한 셈이다.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를 했든, 주환이와 나는 성모복지원에서 우정을 나누었다.

주환이를 다시 만나고 싶어 소감문 쓰기에 참여했고, 내 글이 뽑히는 행운 덕에 올해도 캠프에 다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주환이를 만날 수 있다는 설렘과 기대감으로 캠프 전날에는 잠도 잘 오지 않았다.

8월 첫날, 부모님 차를 타고 아산 성모복지원으로 향했다. 아직 서울에서 일행을 태우고 오는 버스가 도착하지 않아서 먼저 짐을 두고 마리아홀로 이동했다. 곧이어 버스가 도착했고 캠프 참가자들이 모두 모여 입소식을 시작으로 캠프의 막이 올랐다. 입소식을 한 뒤 조별로 모여서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 본 사람에게 자기소개를 한다는 것이 부끄럽고 어색했지만 3일 동안 서로가 의지하면서 다닐 조원들인 만큼 나를 친근감 있게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냈다. (이게 뭐라고, 이런 시간은 매번 왜 이리 긴장되는지 모르겠다.)

주환이를 만나는 것만큼 기대되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작년에 만난 형, 누나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작년에 캠프에서 만난 형, 누나들과 내년에도 만나자고 약속했었는데, 다행히 기회가 되어 형, 누나를 만날 수 있었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친구들과 공부하면 공부가 더 재미있는 것처럼 봉사도 친한 사람들과 같이 하면 더 즐겁고 보람찰 것이라 마음이 들떴다.

오후가 되어 드디어 주환이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레크레이션 시간이 온 것이다. 행사가 진행될 마리아홀로 이용인 분들이 들어오는 순간 나는 생각했다. ‘작년에는 어색하고 쭈뼛대던 나에게 주환이가 먼저 웃으며 다가왔으니 올해는 내가 먼저 다가가서 안아줘야지.’

! 그런데 주환이가 보이지 않았다. 주환이를 닮은, 키가 큰 한 아이가 나에게 오고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주환이가 맞았다. 1년 사이에 훌쩍 키가 큰 것이다. 처음에는 깜짝 놀라서 키 엄청 컸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내 키가 자란 듯 뿌듯함과 기쁨이 느껴졌다. 자신을 보며 놀라워하는 내가 웃겼는지 주환이도 배시시 웃었다.

레크레이션 시간은 나도, 주환이도 정말로 신나게 논 것 같다. 주환이는 성모복지원의 최연소 이용인 답게 다람쥐처럼 뛰어다니며 즐겁게 활동했다. 도중에 문득 작년 일이 생각나서 주환이에게 이름이 왜 주환이야?’ 라고 물어보았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손바닥, 주먹, 환상적의 앞글자라며 재치있게 대답했다. 개구지고 활발한 주환이를 보면서 캠프 기간 동안 나 역시 평소보다 활발하고 유쾌하게 지낼 수 있었다. 3시간 가까이 되던 레크레이션 시간이 주환이와 함께 있으니 순식간에 지나갔다. 아쉽지만 주환이와는 내일을 기약해야 했다. 주환이는 너무 열심히 뛰어다녀서 그런지 피곤한 얼굴이었지만 동시에 서운한 표정이기도 했다. 내일은 하루 종일 밖에서 놀 수 있다며 위로를 해준 뒤 아쉬운 작별 인사를 했다. 복지원에는 같은 또래 친구가 없어서 심심하고 몸이 근질근질거렸을 텐데 오늘 레크레이션 활동을 통해서 그 지루함을 떨친 것 같아 기분이 뿌듯했고 내일 또 열심히 돌아다닐 수 있도록 푹 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성모복지원에서의 첫째 날 일과를 마쳤다.

둘째 날,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었다. 아침형 인간이 아닌 나로서는 아침잠을 푹 자지 못한다는 게 너무 힘들었다. 캠프 동안 제일 힘든 것 중 하나였지만 아침 일찍 밥을 먹고 움직여야 주환이와 더 많이 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재빠르게 일어날 수 있었다.

이튿날은 하루 종일 야외활동이었다. 오전에는 아산 출신의 영웅 이순신 장군의 묘소와 현충사를, 오후에는 대형 야외 수영장이 있는 원골농원에 가는 일정이었다. 걱정되는 점은 캠프가 한창 더운 81~3일에 진행되었다는 점. 작년에도 더위에 힘들어하던 주환이었는데 올해는 괜찮을지 걱정이 되었다.

버스를 타고(인원이 많아 우리 조는 승합차를 타고 이동했다.) 충무공 묘소에 도착했다. 예상한 대로 벌써부터 뜨거운 햇살이 사방에 내리쬐고 있었다. 처음에는 씩씩하게 잘 걷던 주환이도 금세 지쳐서 어깨를 늘어뜨리고 느릿느릿 걷고 있었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음료수를 먹을 수 있다고 주환이를 다독이며 현충사를 내려왔다. 다음 목적지인 현충사에서는 단체 미션이 있었다. 각 코스를 다니며 조건대로 사진을 찍는 미션인데 이 곳에서는 한 단계 한 단계 미션을 해결해 가는 것이 재미있었는지 주환이는 이곳저곳 빠르게 다니고 사진도 제일 열심히 찍었다. 열심히 사진을 찍는 주환이 모습이 귀엽기는 했지만 작년에 아산타워에서의 주환이의 귀여운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어서 아쉽기도 했다. 전망대 바닥이 유리인 곳이라 무서워하던, 그러면서도 웃음을 터뜨리던 주환이의 귀여운 웃음을 나름 기대하고 있었는데.......

오전 일정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중국집으로 향했다. 나는 짜장면을, 주환이는 짬뽕을 먹었다. 작년에도 짬뽕을 시켜놓고 매워서 뻘뻘 땀을 흘리고 다 먹지 못하던 주환이가 기억이 나 이번에는 짬뽕을 다 먹을 수 있을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었다. 이번에는 생각보다 주환이가 잘 먹어서 깜짝 놀랐다. 1년 사이에 키만 큰 것이 아니라 매운 것도 잘 먹게 된 주환이!

이후, 오늘 일정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한 원골농원에 갔다. 오전의 더위를 모두 날려버릴 만큼 시원한 물에 뛰어들어 서로 장난치며 놀았다. 주환이도 물에 뛰어들어 3시간 가까이 노는 동안 그 누구도 피곤하다는 말 없이, 지치는 것도 모를 정도로 신나게 놀았다.

이렇게 놀다 보니 누가 이용원이고 누가 캠프 참가자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어느새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장애는 장애를 가진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생각에 그 무게가 정해지는 것 같다. 누군가의 전부가 아니라 작은 특징이고 어쩌면 개성일 수도 있는 장애를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굳이 사회복지시설에 국한되지 않고 조금 더 다양한 사회와 넓은 세상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며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진 않을까?

한편으로는 성모복지원 같은 사회복지시설이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 사회가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100% 없앨 수 없다면 장애인들은 사회에 한발 내딛기도 겁나고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안전하게 보호하고 사회에 나가 직업인이 될 준비까지 도와주는 성모신나는일터 같은 교육장까지 갖춘 이런 사회복지시설은 우리 주위 곳곳에 생겨나면 좋겠다.

더불어행복하기 캠프를 하는 동안 얼마 전 미국으로 이민을 간 내 친구 가족이 많이 생각났다. 내 친구 동생은 늦둥이로 태어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생후 5개월쯤 뇌의 어느 신경에 장애가 발견되어 발달이 더디게 되었다. 대학병원 서너 군데를 전전하며 발달 치료를 받았는데 다섯 살이 되도록 큰 효과도 없고 무엇보다 주변의 시선이 힘들어 결국 미국 이민을 결정해서 떠났다. 장애인은 본인이 선택해서 장애를 가진 것이 아닌데 왜 우리 사회는 그들을 감싸지 못하고 배척해서 외롭게 할까? 미국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마다 아이를 보고 귀엽다고 웃어준다고 하는데, 장애아를 맡아 진료하는 주치의가 바로 배정되어 치료 계획을 세워 준다고도 하는데....... 이런 미국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우리 사회와 비교되니 씁쓸하기만 했다. 우리 사회도 보다 더 성숙해서 장애에 대한 유연한 사고와 생각을 가지면 좋겠다. 물론 사회 정책과 복지 정책도 더 강화되어야 하고.

신나는 물놀이 이후 먹은 밥과 고기는 꿀맛이었다. 대학생 스태프 선생님들에게 감사했다. 물놀이 중간에는 빙수도 만들어 주시고 더운 날에 땀을 뻘뻘 흘리며 삼겹살을 구워주셔서 우리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었다. 이 자리를 빌려 고생하신 선생님들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

마지막 날 밤이라 생각하니 허전하고 아쉬운 마음만 가득했다. 주환이와 기약 없이 긴 헤어짐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아쉬웠고, 이제 겨우 친해진 봉사자들과 헤어지는 것도 아쉽기만 했다. 더불어 행복하기 캠프를 23일이 아니라 더 길게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첫째 날 사회복지사 선생님께서 첫째 날은 어색하고, 둘째 날은 즐겁고, 셋째 날은 아쉬울 겁니다.” 라고 말씀하신 것이 떠올랐다. 이제 와서 더 빨리 친해져서 더 많이 놀 걸.’ 이라는 후회가 가득했다. 한편으로는 남은 시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즐겁게 놀아야지라는 굳은(?) 결심이 생겼다. 다들 이런 생각을 한 듯이 밤늦도록 누구 하나 이제 그만 자자라는 말없이 이야기하고 놀이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내년에도 꼭 다시 만나자, 캠프에서 못 만나면 따로 모이자라며 약속하기도 했다. 약속 덕분인지 내일이 되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년에 다시 만나는 느낌이었다.

결국 오지 말았으면 하던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니 잠을 자던 숙소도, 아침밥도, 함께 지내던 봉사자 친구들도 모든 것이 다 아쉬웠다. 주환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도 오전 활동이 전부였다. 서로의 사진을 붙여주고 편지를 써주는 활동이 우리의 마지막 활동이었다. 서로 편지를 주고 받았다. 주환이는 세심하게 그림까지 그려주었다. 편지의 내용은 시윤이 형의 23일의 재미있었는데 너무 아쉬웠어요, 형의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이다.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있지만 그런 부분이 있어 주환이가 더 귀여워 보였다. 자기가 하는 게임의 캐릭터도 그려주었는데 열심히 색칠까지 해서 준 편지는 캠프에서 얻은 가장 값진 선물이다.

헤어지기 전에 주환이가 내년에도 올 거지, ?” 하고 나에게 물었다. 그 질문에 나는 망설임 없이 , 꼭 올게.” 라고 대답하며 주환이의 작은 손을 힘주어 잡아 주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나는 주환이로부터 너무나 많은 행복의 선물을 받았다. 짝꿍이었던 나뿐만이 아니라 그 곳에 있던 모두에게 주환이는 행복을 나눠주었다. 주환이를 바라보는 사람이면 누구나 빠짐 없이 웃음을 짓게 된다. 주환이에게는 주위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눠주는 특별한 힘이 있는 것 같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환이 같은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서로에게 웃음과 행복을 나눠주는 것. 그렇게 받은 행복을 다른 누군가에게 더 크게 나누는 것. 나의 행복보다 남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 주환이로부터 배울 수 있는 선물들이었다. 주환이로부터 배우고 받은 것들을 내가 다시 주변에 나누어 주게 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이 세상이 정말로 더불어서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깊은 가르침을 줘서 고맙고 내년에 꼭 다시 찾아가겠다고, 다시 찾아가서 내가 보답할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고 주환이에게 얘기해 주고 싶다.

주환아, 내년에는 중학생이 되는 나이니까 키 더 커서 형 만나자. 네가 나에게 베푼 행복, 나도 다른 사람들에 게도 나눠주며 성장할게. 우리 함께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내년에도 꼭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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