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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문 수상작

이재훈(황지고등학교/엘리엘동산 봉사자)-청소년 부문 행복상

더불어 행복할 수 있다는 건

이재훈(황지고등학교/엘리엘동산 봉사자)-청소년 부문 행복상

나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

 

특수교사라는 꿈은 고등학교 1학년이 시작할 때 가지게 되었다. ‘더불어 행복하기란 시간이 있기 전부터 장애인과 함께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비장애인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장애란, 하나의 부족함이었고 곧 경쟁력의 상실이었다. 이런 사회 속에서 장애인을 본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학교에도, 은행에도, 내가 맨날 가는 골목길에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나에게 특수교사라는 꿈은 계속 확고해져 갔다. 장애학생을 가르친다는 것은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개개인에게 맞는 교육을 해주고 싶었기에 하루하루 마음을 쌓아갔다.

더불어 행복하기란 기회는 그 마음을 다시 쌓게 해주었다.

장애로 모르는 사이에 차별하고 있던 나의 마음을.

나의 짝지는 배정민 선생님이었다. 맨 처음에 만났을 때부터 존댓말로 나에게 말을 걸어주셔서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었다. 배정민 선생님과의 첫 대면은 좋았지만, 이후에는 너무 힘들었다. 배정민 선생님은 항상 다른 일에 관심이 많으셨다. 과자 이름 맞추기를 한다면 이름표를 보고 계시는 걸 좋아하셨고, 무슨 사진인지 맞춰야 하면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셨다. 처음에 같이 활동하자고 몇 번 설득하다, 안 되면 하시는 걸 하시게 해드렸다. 그게 마음에 편하고 정민 선생님도 좋아하시는 거 같았다.

같았다.’ ‘그렇게 보이시는 것이지 실제로 기쁘실까?’ 첫날 밤에 트인 생각의 작은 물꼬는 행동을 변화시켜주었다. 비장애인을 대했더라면, 더 참여하게 하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게 도왔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장애라는 걸, 나는 배려가 아니라 차별한 게 아닐까?

정민 선생님을 모시고 가고 같이 도자기를 만들었다. 우리의 이름이 새겨진 점토판도 만들고 정민 선생님이 부탁하신 토끼도 만들었다. 없는 솜씨에도 웃어주시고 멋지다고 칭찬해주시는 모습은 영락없이 좋은 선생님이었다. 난 왜 먼저 손 내밀지 않았을까, ‘특수교사가 꿈이야.’, ‘장애인은 동정의 시선으로 보지 말아야 해.’ 다짐과 결심을 하였다. 하지만 그 가운데 한 가지, 정말 중요한 것이 빠져있었다. 장애인 또한 한 사람이고 한 인격체라는 것. 마음속에 간직하지 않았기에, 장애인이라는 단어로 동정하고, 당연히 능력이 제한될 것으로 생각했다. 정민 선생님과의 짧은 만남은 생각을 바꿔주었다. 장애인이라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격체로 보면서 이해해나가는 것, 알아가는 것이 내겐 필요한 자세였다.

 

장애를 보는 나의 시선을

우리는 때로 오해한다. 그리고 오해를 풀기도, 나쁘게 보고 지나가기도 한다. 서로가 서로를 모르기에 오해하는 것이다. 장애인을 접하지 못 했던 삶의 장애인에 대한 시선은 때론 오해가 가득하기도 했다. ‘공공장소인데 조용히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이가 저렇게 소리를 지르는데 백화점에 오는 건 좀 아닌 거 같아.’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피어오르는 마음이 있었다. 자주 보지 못한다. 서로 소통하기 어렵다. 이 조건은 오해를 낳았고 편견을 만들었다. 당연히 발달장애인은 시끄럽고 식탐이 많은 줄 알았고 지체장애인이라면 항상 활동보조인의 도움이 있어야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엘리엘 동산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시는 발달 장애인분을 보았고, 옆에서 보조인은 지켜보기만 하고 휠체어를 혼자 끌고 다니시는 지체장애인분도 보았다. 시선이 문제였다. 소리를 지르고 떼를 쓰는 백화점의 아이를 안쓰럽게 쳐다보는 시선’, 그러한 류의 시선은 엘리엘에서 볼 수 없었다. 모두가 시선을 거두었다. 한 인격체로 바라보고 존중한다. 엘리엘에서의 23일은 시선을 자연스럽게 거두었다. 그리고 지금도, ADHD 학생과의 멘토링 중에서도 시선을 거두고 한 인격체로 바라본다. 참 어렵다. 깨달은 것을 실천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행복하다. 더 깊게 한 사람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거 같아서. ‘힘들다는 게 곧 불행한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민 선생님과의 시간은 쉽지 않았다. 말 수도 많지 않으시고 서로 존댓말을 써서 그런지, 약간 어색한 기류가 서로 사이에 있었다. 밥도 급하게 드셔서 음식도 따로 잘라서 드셨다. 그리고 식사를 돕는 것은 내 몫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나갔다. 더 존중해드리는 것, 식사 도와드리는 것, 어색하더라도 한 번 안부 물어보는 것. 하나하나 쉽지 않았지만, 점점 나에게 다가와 주셨다. 비록 활동에 흥미가 없으실 땐 다른 곳을 보고 계시고, 후다닥 드시고 먼저 올라가시면 따라 올라가고, 그러한 경험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하나씩 섬겨간 경험은 나에게도, 조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돌아가는 길에 읽었던 조원들이 준 힐링 엽서에는 정민 선생님과 나와의 관계, 조장으로서 잘해주어서 고맙다는 내용이 가득 담겨있었다. 조장으로 느꼈던 압박감, 내가 잘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걱정이 한꺼번에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조원으로서 잘 따라주고, 각자의 역할을 잘해준 것도 감사한데, 나의 부담감까지 덜어주는 모습은 끝까지 좋은 인상만 주었다.

23일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 정민 선생님도, 함께 밤을 새우며 놀아준 친구들도 너무 아쉬웠다. 마지막 날에는 그렇게 아쉽다는 마음만 가득했다. 점심을 먹으니 비가 잔뜩 오고 있었다. 강당에 짐을 두고 와서 양치도 할 생각에 강당으로 향했다. 양치를 열심히 할 무렵, 같이 짐을 챙기러 온 친구가 나에게 말을 했다. “정민 선생님 여기 계신대?” 깜짝 놀랐다. 오늘도 점심을 후딱 드시고 먼저 올라가셔서 나를 당황하게 만들어두시곤 강당에 올라와 계셨다. 먼저 말을 걸었다. “정민 선생님, 왜 올라와 계세요?”, 정민 선생님은 아쉬워서요.”라고 대답하셨다. 차마 드릴 말씀이 없었다. 3일 동안 맨날 웃으시고 만 연발하시던 분께서 왜 그러시는지 싶었다. 내가 가기 전에 한 번 울었으면 하셨나 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눈물을 흘렸다.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꼭 내년도에 보자고 이야기했다. 진짜 꼭. 나도 정민 선생님만큼 아쉬웠으니까. 누군가는 엘리엘에서의 짝지가 손잡고 다닐 수 있고 걱정 없이 밥 먹을 수 있는 짝지였을 것이다. 나와 정민 선생님은 달랐다. 손잡는 건 내가 어제 싸운 여자친구라도 된 것처럼 안 잡으려 하시고 한 끼 먹는 것도 우리에게는 치열했다. 당연히 아쉽다는 말은 들을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했다. 우리가 얼마나 평행선 같았는지 생각해본다면 그렇다. 그래서일까, 아쉽다는 말이 너무나 가슴 깊이 박혔다. 맨날 손잡자고, 천천히 먹자고 재촉하는 손자가 있다면 많이 미우실텐데, 어찌 아쉽다고 하실까.

23일이라는 시간이 너무 야속했다. 그래서 버스에서부터 요즘까지 이어져 온 생각은 우리가 함께 살 수 없을까이다. 아쉬움이라는 감정을 1년 동안 묵혀야 하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다. 함께 산다면 매일매일 아쉽지 않을 텐데. 언젠가 함께 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그때쯤엔 당연히 있는 존재로 생각하며 아쉬워하지 않고 살겠지?? 

 

특수교사로서 가져야 할 능력은 무엇인가? 가르치는 것, 각 학생에게 맞는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전에 장애인을 대하는 사람으로서, 그들을 존중하고 한 인격체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長愛人(장애인)”

 

어느 기사에선가 이런 단어를 본 적이 있다. “장애인은 법적인 용어이지만 우리가 인식하기에 따라 차별적 단어가 될 수도 있고 아름다운 단어도 될 수 있다라고. 장애인은 우리 사회에서 차별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장애인은 경쟁 사회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아직도 차별을 받고 있다. 비록 지금은 사회에서 장애인을 볼 수 없을지라도, 나중에 매일매일 볼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이런 차별은 없어졌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차별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게 아니라 진짜 차별이 없어지는 순간이. 그래서 장애인의 또 다른 한자 말처럼 장애인이 생활했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길게 사랑받는 사람, 오랫동안 길게 사랑받을 사람.

엘리엘에서 얻은 마음과 깨달음과 추억은 평생 잊히지 않을 거 같다. 배정민 선생님, 그리고 우리 조원, 이번 엘리엘동산 캠프를 위해 힘써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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