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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문 수상작

서유라(선문대학교/성모복지원 대학생 스탭)-대학생 부문 나눔상

여름날 추억은 머무른다.

서유라(선문대학교/성모복지원 대학생 스탭)-대학생 부문 나눔상

뜨거운 햇볕이 눈시울을 붉히는 여름이 돌아오면 내 기억은 달아오른다.

작년 이맘때쯤 이었다. 여러 이유들로 지쳐 무기력해져 있는 나에게 더불어행복하기 성모복지원의 캠프는 쉬어가도 괜찮다는 여유를 주었다. 그리고 대학교 생활 끝자락, 4학년이 되기를 잠시 쉬어가는 나는 다시 한 번 대학생 스태프로 캠프에 참여하게 되었다.

작년에는 어떻게 하면 성모복지원의 이용인분들과 청소년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급급했고 이용인분들에게 무엇을 해주어야라는 생각에 부끄러운 마음이었다. 이번에는 그저 함께 추억을 쌓자는 마음으로 캠프 준비를 하였다. 그런데 너무 마음이 들떠서일까? 캠프 참여 이틀 전 몸살감기에 걸려 끙끙 앓으며 감기약을 먹으면서도 캠프를 놓칠 순 없었다. 그만큼 캠프는 나에게 소중하고 중요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차 캠프가 끝나기 하루 전, 마음 다짐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울어버렸다. 한 청소년 친구가 쓴 일기에 머리가 뜨겁고 눈이 아려와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이렇게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에 비해 내가 너무 부끄럽게만 느껴졌다. 성모복지원의 이용인분들은 작년에 본 저를 기억해 주시고 밝게 인사해주셨다. 내가 그들 모두를 기억 못 한 것이 너무나 미안하게도 밝은 미소로 마주칠 때마다 깍지 손을 끼워주셨다. 그 마음들이 밀려와 울음이 터져버렸나 보다.

2차 캠프, 우리 조였던 율미 친구는 시의 운율처럼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친구였다. 캠프에 오기 위해 세 번이나 지원을 했다고 한다. 율미의 애틋한 마음이 닿아서 기쁘다. 1일 차 나너누리 프로그램 때 장애인을 주제로 마인드맵을 그리는 시간을 가졌다. 율미는 장애를 신체와 정신으로 나누어 표현했는데 그 중 은 숲 속의 정갈하게 자라난 나무를 볼 수 없는 사람, 하지만 숲 속에 사는 새의 노랫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마인드맵을 그려나갔다. 청소년 친구들의 마인드맵을 보고 감탄을 그치지 못했다. 그 자리에 있었던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아름다운 마음에 밤이 깊어지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청소년 친구들 덕분에 배움을 얻고 시각을 넓힐 수 있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율미의 짝인 우봉씨는 율미를 참 많이 좋아했다. 다른 사람과도 이야기를 잘하시지만 율미 곁에선 신나서 계속 이야기를 하셨다. 율미는 우봉씨가 시간을 자주 물어보는 데 아마 지금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겨서라고 하였고 콜라를 좋아한다고 하였다. 우봉씨가 율미를 좋아하는 이유를 너무나 알 거 같았다. 묵묵하신 우봉씨도 결국 마지막 날에는 울먹거림을 감추지 못하셨다.

수진이의 짝인 지은이는 조금 힘들어했다. 수진이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사람들과 함께하니 기분이 좋아져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지은이는 수진이의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 같은 활발함에 힘들었던 것 같다. 날씨가 더워 지쳤을 만한 지은이에게 내가 힘이 되어주지 못해 미안했다. 대학생 스태프인 이초록 선생님이 지은이에게 힘드냐고 물었을 때 지은이는 울컥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은이는 꼭 옆에서 수진이 언니 곁에 붙어있었다.

태영씨의 짝이었던 재준이는 2일차 물놀이 시간에 마음 편하게 놀지 못했을 것이다. 태영씨가 물에 들어가기를 좋아하지 않아 재준이는 계속 태영씨를 보면서 자기만 물에서 노는 것이 미안하다고 했다. 참 귀여운 마음이다.

태영씨는 12차 캠프 모두 참여하셨는데 그때마다 물에 들어가지 않으시고 뜨거운 햇볕 아래서 물에서 노는 청소년 친구들과 이용인분들을 바라보았다. 한 자리에 앉아서 얼마나 바라보았는지 목이 울긋불긋 뜨거워져 빨갛게 익었어도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 걱정스러움에 자리를 옮기자고 해도 싫다고 하셨다. 후에는 나도 태영씨 옆에 앉아 가만히 바라보았는데 이 자리에서 물놀이 하는 친구들이 말도 걸어주고 물장구도 쳐주고 노는 모습이 제일 가까이서 보이는 자리였다. 태영씨는 자기도 더워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모두에게 미니 선풍기 바람을 나누어주시는 분이었다. 이렇게 가만히 생각해 보면 태영씨는 사람들을 너무나 좋아해서 배려가 넘치시는 분이다.

또 다른 청소년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너무 행복한 꿈을 꾸고 있어서 캠프가 끝나면 이 꿈에서 깰까 봐 너무 슬플 것 같아요라고. 그때 옆에서 이야기해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 나도 그렇다고 캠프가 끝난 후에 일상으로 돌아가면 한여름 꿈을 꾼 거 같아 허전하다고 말이다.

대학생 스태프들은 사전 준비 기간 까지 합쳐 총 34일 두 번의 캠프를 참여한다. 일주일이 되는 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진다. 정말 캠프의 마지막 날에는 울지 말고 이용인분들을 배웅해 드리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먼저 다가와서 자신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고 다음에 또 꼭 보러오라고 말하는 모습에 엉엉 울어버렸다. 생각해보면 내가 시간만 내어 성모복지원에 오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헤어지는 것을 배웠고 또 다시 마주칠 수 있어서 끝도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용인분들은 작은 것에 미소 지어주시고 순간에 너무나 행복해 해주신다. 그래서 나도 아무 걱정 없이 밝게 미소 지을 수 있었다. 캠프도중 감기로 앓으면서도 우스꽝스럽게 넘어져서 시퍼런 나비 모양 멍이 들었는데도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힘듦보단 기쁨과 행복이 크니까 그 힘듦까지 행복할 수 있었다.

캠프에 참여하기 전 나는 항상 조급해하고 불안해하며 , 이렇게 할 걸, 이렇게 말할 걸, 이걸 선택할 걸생각하며 지내왔다. 이제는 이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고 그 처음의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있어, 너무 조급해 하지 말자라고 말이다.

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했고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을 생각하다 사회복지사를 꿈꾸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여러 이유들로 무기력해져 있을 때도 사람들과 함께해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장애인 쪽의 사회복지사를 꿈꾸게 되었다. 더불어행복하기 성모복지원의 캠프는 지쳐있던 나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해줬다. 힘들 때마다 추억해 힘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추억은 추억할 수 있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그 순간을 아쉬워하고 기억할 수 있어서 그리운 것이기에 나는 함께한 사람들의 추억 속에 내가 잠시 스쳐 지나가며 작은 미소로 피어오르길 바란다. 나는 또 여름날 추억이 머무르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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